9.1 BlackMamba - 전문가 믹스(MoE)를 통한 추론 속도 및 비용 최적화
1. 서론: 아키텍처의 수렴과 효율성 패러다임의 전환
인공지능, 특히 거대 언어 모델(LLM)의 발전사는 ’확장(Scale)’과 ’효율(Efficiency)’이라는 두 가지 상충되는 목표 사이의 끊임없는 투쟁과 타협의 기록이다. 2017년 트랜스포머(Transformer) 아키텍처의 등장 이후, 모델의 파라미터 수와 학습 데이터의 양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것이 성능 향상의 불문율(Scaling Laws)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확장은 필연적으로 추론 비용의 폭발적인 증가와 메모리 병목 현상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직면하게 되었다. 특히 트랜스포머의 어텐션(Attention) 메커니즘이 가진 O(N^2)의 2차원적 연산 복잡도는 시퀀스 길이가 길어질수록 연산량과 메모리 요구량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드는 치명적인 제약 사항으로 작용했다.1
이러한 맥락에서 2023년 말 등장한 맘바(Mamba) 아키텍처는 선택적 상태 공간 모델(Selective State Space Model, SSM)을 통해 시퀀스 길이에 대해 선형적인 O(N) 복잡도를 달성하며 포스트 트랜스포머 시대의 가능성을 열었다.1 맘바는 긴 문맥을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으나, 모델의 지식 용량을 결정하는 파라미터 수를 늘릴 때마다 추론 연산량 또한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점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즉, ’긴 문맥(Long Context)’에 대한 효율성은 해결했지만, ’거대 지식(Large Knowledge)’을 담기 위한 모델 자체의 크기에서 오는 연산 비용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었다.
본 장에서 다루는 BlackMamba는 이러한 맘바의 선형적 시퀀스 효율성에 전문가 믹스(Mixture of Experts, MoE) 아키텍처의 희소성(Sparsity)을 결합하여, 추론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하이브리드 아키텍처이다.1 Zyphra 연구진에 의해 제안된 BlackMamba는 SSM의 선형 복잡도와 MoE의 조건부 연산(Conditional Computation)을 융합함으로써, 거대 모델의 지식 용량을 유지하면서도 소형 모델 수준의 빠른 추론 속도를 구현해냈다.3 이는 단순히 두 기술을 물리적으로 결합한 것을 넘어, 연산 자원(Compute)과 메모리 대역폭(Memory Bandwidth)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하려는 아키텍처 수준의 혁신이라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BlackMamba의 설계 철학부터 구체적인 아키텍처 구현, 라우팅 알고리즘의 최적화, 그리고 이를 통해 달성한 실제 추론 성능과 비용 절감 효과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2025년 기술 트렌드의 관점에서, 왜 이러한 SSM-MoE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세대 AI 인프라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당위성을 논증한다.
2. 이론적 배경 및 아키텍처 설계
BlackMamba의 핵심 설계 철학은 ‘이중 분리(Double Decoupling)’ 전략에 기반한다. 첫째, SSM을 통해 시퀀스 길이와 연산 비용을 분리하고, 둘째, MoE를 통해 모델의 총 파라미터 수와 활성 파라미터(Active Parameters) 수를 분리한다.3 이 절에서는 BlackMamba가 어떻게 이 두 가지 메커니즘을 유기적으로 결합했는지 그 이론적 배경과 구조를 상세히 살펴본다.
2.1 선택적 상태 공간 모델(SSM)과 Mamba의 선형성
BlackMamba의 백본(Backbone)은 맘바(Mamba) 아키텍처에 기반한다. 맘바는 기존의 순환 신경망(RNN)이 가진 병렬 학습의 어려움과 트랜스포머의 추론 비효율성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선택적 SSM이다. 맘바 블록은 입력 의존적(Input-dependent)인 선택 메커니즘을 통해 정보의 흐름을 동적으로 제어한다.4
수식적으로 SSM은 연속적인 시간 시스템을 이산화(Discretization)하여 시퀀스를 처리한다. 상태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h'(t) = \mathbf{A}h(t) + \mathbf{B}x(t)
y(t) = \mathbf{C}h(t)
여기서 \mathbf{A}, \mathbf{B}, \mathbf{C} 행렬이 고정되지 않고 입력 x(t)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것이 맘바(S6 모델)의 핵심이다.5 이러한 메커니즘은 트랜스포머의 어텐션(Attention) 메커니즘이 모든 토큰 간의 상호작용을 계산하여 O(N^2)의 메모리와 연산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고정된 크기의 상태(State) h(t)만을 갱신하며 진행되므로 O(N)의 선형 복잡도를 갖는다.1
이러한 선형적 특성은 BlackMamba가 텍스트 생성 시 KV 캐시(Key-Value Cache) 없이도 일정한 메모리 사용량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근간이 된다. 트랜스포머 모델에서 KV 캐시는 시퀀스 길이가 길어질수록 GPU VRAM을 급격히 소모하여 배치 크기(Batch Size)를 줄이고 전체 처리량(Throughput)을 저하시키는 주범이다. 반면, BlackMamba는 이러한 캐시 메모리 병목을 원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긴 문맥을 처리해야 하는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시스템이나 긴 문서 요약 작업에서 압도적인 효율성을 제공한다.2
2.2 전문가 믹스(MoE)의 통합과 희소성(Sparsity)
맘바 블록이 시퀀스 차원의 효율성을 담당한다면, MoE 계층은 모델 용량(Capacity) 차원의 효율성을 담당한다. BlackMamba는 트랜스포머의 고밀도 MLP(Multi-Layer Perceptron) 계층을 희소하게 활성화되는 ‘전문가(Expert)’ 그룹으로 대체하였다.3
일반적인 밀집(Dense) 모델에서는 입력 토큰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모델의 모든 파라미터가 연산에 참여한다. 반면, MoE 구조에서는 라우터(Router)가 입력 토큰의 특성을 분석하여, 준비된 다수의 전문가 네트워크 중 가장 적합한 소수(Top-k)의 전문가에게만 데이터를 보낸다. BlackMamba의 MoE 구현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 교차 배치(Interleaved Architecture): 표준 Mamba 블록과 MoE 블록이 번갈아 배치되는 구조를 취한다. 이는 문맥 정보를 전역적으로 통합하는 SSM의 시퀀스 믹싱(Sequence Mixing) 능력과, 특정 토큰에 대한 정밀한 처리를 수행하는 전문가의 채널 믹싱(Channel Mixing) 능력을 조화시키기 위함이다.3
- 활성화 함수: SwiGLU 활성화 함수를 사용하여 비선형성을 강화하고 학습 안정성을 도모했다.4
- 라우팅 전략: 각 토큰에 대해 가장 높은 확률을 가진 전문가를 선택하는 Top-k 라우팅 방식을 채택한다. Zyphra의 구현에서는 일반적으로 k=1 또는 k=2를 사용하여 연산량을 최소화하면서도 모델의 표현력을 극대화한다.2
이러한 설계를 통해 BlackMamba는 ’총 파라미터 수’는 대폭 늘려 지식의 저장 용량을 확보하면서도, 실제 추론 시에는 ’활성 파라미터 수’를 낮게 유지하여 연산 속도를 확보한다. 예를 들어, 2.8B 크기의 BlackMamba 모델은 실제 추론 시에는 630M 모델 수준의 연산(FLOPs)만을 수행한다.3 이는 모델의 추론 비용과 파라미터 수를 분리(Decoupling)함으로써, 주어진 추론 예산 내에서 훨씬 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3
2.3 라우팅 알고리즘의 최적화: Sinkhorn 알고리즘
MoE 아키텍처의 성능은 라우터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그리고 균형 있게 전문가들에게 부하를 분산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특정 전문가에게만 부하가 몰리는 ’쏠림 현상(Collapse)’은 전체 모델의 성능을 저하시키고 연산 자원의 낭비를 초래한다. 특히 분산 학습 환경에서 전문가 간의 로드 밸런싱 실패는 전체 학습 속도를 늦추는 치명적인 요인이 된다.
BlackMamba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선된 Sinkhorn 알고리즘을 도입하였다.2 Sinkhorn 알고리즘은 라우터가 출력한 확률 분포 행렬을 이중 확률 행렬(Doubly Stochastic Matrix)로 정규화하여 모든 전문가가 균등하게 선택되도록 강제한다. 기존의 Sinkhorn 알고리즘은 수렴까지 여러 번의 반복(Iteration)이 필요하여 연산 오버헤드가 발생하고 라우팅 지연을 유발하는 단점이 있었다.
Zyphra 연구진은 BlackMamba에서 새로운 초기화 기법을 도입하여 Sinkhorn 알고리즘의 수렴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이 개선된 알고리즘은 종종 단 한 번의 반복만으로도 충분한 수렴에 도달하여, 라우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시간을 최소화한다.3 또한, 이는 학습 초기부터 전문가들이 고르게 활용되도록 유도하여 학습 효율성을 높이고, 보조 손실 함수(Auxiliary Loss) 없이도 자연스러운 로드 밸런싱을 달성하게 한다.2 이러한 개선된 라우팅 메커니즘은 BlackMamba가 단순히 이론적인 효율성을 넘어, 실제 하드웨어 상에서도 높은 처리량(Throughput)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술 요소이다.
3. 추론 속도 및 비용 효율성 심층 분석
BlackMamba의 가장 큰 가치는 추론 단계에서의 압도적인 속도와 비용 절감 효과에 있다. 이는 특히 GPU 자원이 제한적이거나, 대규모 트래픽을 처리해야 하는 상용 서비스 환경에서 결정적인 경쟁 우위가 된다.
3.1 활성 파라미터와 추론 FLOPs의 분리
BlackMamba 모델의 명명법은 활성 파라미터 / 총 파라미터 형식을 따른다. Zyphra가 공개한 두 가지 주요 모델 구성은 다음과 같다 3:
- BlackMamba 340M/1.5B: 전체 모델의 크기는 15억(1.5B) 개의 파라미터를 가지지만, 토큰 하나를 생성할 때 실제로 연산에 참여하는 파라미터는 3억 4천만(340M) 개에 불과하다.
- BlackMamba 630M/2.8B: 전체 28억(2.8B) 개의 파라미터 중, 추론 시에는 6억 3천만(630M) 개의 파라미터만 활성화된다.
이 수치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BlackMamba 2.8B 모델은 2.8B급의 지식과 표현력을 가지면서도, 실제 구동 비용은 630M급 소형 모델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이는 동급의 밀집 모델(Dense Model) 대비 추론 시 필요한 부동소수점 연산(FLOPs)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3 클라우드 GPU 인스턴스 비용을 직접적으로 절감시킬 뿐만 아니라, 엣지 디바이스와 같이 전력과 연산 능력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거대 모델의 성능을 누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3.2 선형적 확장성과 레이턴시의 일정성
트랜스포머 모델은 시퀀스 길이가 길어질수록 KV 캐시의 크기가 커지고 어텐션 연산량이 O(N^2)로 증가하여, 긴 문서를 처리할 때 급격한 속도 저하(Latency Spike)를 겪는다. 반면, BlackMamba는 SSM의 특성상 시퀀스 길이에 상관없이 O(1)의 상태 갱신 비용만을 요구한다.2
- 생성 레이턴시(Generation Latency): BlackMamba는 시퀀스 길이가 1,000 토큰이든 100,000 토큰이든 다음 토큰을 생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거의 일정하다. Zyphra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BlackMamba의 생성 레이턴시는 시퀀스 길이에 따른 변화가 거의 없는 평탄한 그래프를 그린다.4 이는 챗봇이나 실시간 번역기와 같이 응답 속도가 사용자 경험(UX)에 직결되는 서비스에서 매우 중요한 특성이다.
- 메모리 대역폭 효율: KV 캐시를 유지할 필요가 없으므로, 긴 시퀀스 처리 시 발생하는 메모리 대역폭 병목 현상이 현저히 줄어든다. MoE 구조로 인해 모델 웨이트(Weight)를 메모리에서 불러오는 대역폭 요구량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활성 파라미터가 적기 때문에 전체적인 메모리 I/O 효율은 밀집 트랜스포머 대비 우수하다.3
3.3 훈련 비용(Training FLOPs)의 절감
추론뿐만 아니라 모델을 학습시키는 비용 측면에서도 BlackMamba는 효율적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BlackMamba는 동급 성능의 밀집 트랜스포머 모델에 비해 훨씬 적은 훈련 FLOPs만으로도 목표 성능에 도달할 수 있다.3
- 빠른 수렴: MoE 구조는 희소성을 통해 모델의 용량을 키우면서도, 각 전문가가 특정 패턴에 특화되도록 학습되므로, 전체적인 학습 효율이 높다. 이는 동일한 데이터셋을 학습하더라도 더 적은 스텝 수로 더 낮은 손실(Loss) 값에 도달함을 의미한다.
- 데이터 효율성: SSM 구조는 언어의 장기 의존성(Long-range dependency)을 학습하는 데 효율적이어서, 더 적은 토큰으로도 문맥 이해 능력을 빠르게 확보한다. Zyphra는 3000억(300B) 토큰의 커스텀 데이터셋(The Pile, SlimPajama, Starcoder 등 포함)으로 모델을 학습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트랜스포머 베이스라인 대비 훈련 자원을 크게 절감했다.2
4. 벤치마크 성능 비교 분석
Zyphra가 공개한 벤치마크 결과들은 BlackMamba의 효율성을 정량적으로 입증한다. 다음은 주요 성능 지표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4.1 모델별 성능 및 효율성 비교
아래 표는 BlackMamba 모델과 유사한 규모의 활성 파라미터를 가진 다른 모델들의 성능을 비교한 것이다.
| 모델 (Model) | 활성 파라미터 (Active Params) | 총 파라미터 (Total Params) | 아키텍처 (Architecture) | 추론 속도 (Inference Speed) |
|---|---|---|---|---|
| BlackMamba 340M/1.5B | 340M | 1.5B | SSM-MoE | Very High |
| BlackMamba 630M/2.8B | 630M | 2.8B | SSM-MoE | Very High |
| OPT-350M | 350M | 350M | Transformer (Dense) | Medium |
| Pythia-410M | 410M | 410M | Transformer (Dense) | Medium |
| Mamba-340M | 340M | 340M | SSM (Dense) | High |
(데이터 출처: 3 기반 재구성)
- 다운스트림 태스크 성능: BlackMamba 340M/1.5B 모델은 활성 파라미터 수가 거의 동일한 OPT-350M이나 Pythia-410M에 비해 ARC-e, HellaSwag, PIQA 등 주요 상식 추론 벤치마크에서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3 특히 HellaSwag 벤치마크에서 BlackMamba 340M/1.5B는 0.365의 점수를 기록하여, 동급의 활성 파라미터를 가진 Mamba-340M(0.335)을 능가했다. 이는 MoE를 통해 확장된 총 파라미터(1.5B)가 실제로 모델의 추론 능력 향상에 기여했음을 증명한다.
- 추론 속도 우위: 활성 파라미터 수는 비슷하지만, BlackMamba는 어텐션 연산이 없기 때문에 트랜스포머 모델(OPT, Pythia)보다 훨씬 빠른 추론 속도를 보인다. 또한 순수 Mamba 모델과 비교했을 때도, 동일한 활성 파라미터 대비 더 높은 지능을 제공하므로 ‘성능 대 비용(Performance per Cost)’ 비율이 월등히 높다.
4.2 트랜스포머 및 Mamba 대비 우위
BlackMamba는 기존의 강력한 베이스라인들과 비교했을 때 다음과 같은 우위를 점한다.
- vs. Dense Transformer: 트랜스포머는 시퀀스 길이가 길어질수록 연산량이 제곱으로 증가하지만, BlackMamba는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긴 문서 요약이나 코드 생성과 같은 작업에서 수 배에서 수십 배의 속도 차이를 만들어낸다. 또한 KV 캐시가 없어 메모리 효율성이 압도적이다.4
- vs. Dense Mamba: 순수 Mamba 모델은 빠르지만, 모델 크기를 키우면 연산량이 정직하게 늘어난다. BlackMamba는 MoE를 통해 ‘크지만 가벼운’ 모델을 구현함으로써, 대형 Mamba 모델이 가질 수 있는 연산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Zyphra의 연구에 따르면, BlackMamba는 추론 FLOPs뿐만 아니라 훈련 FLOPs에서도 Mamba 베이스라인을 능가하는 효율을 보여주었다.3
- vs. Transformer-MoE (Mixtral 등): Mixtral과 같은 트랜스포머 기반 MoE 모델은 MLP 계층의 연산량은 줄였지만, 어텐션 계층의 O(N^2) 복잡도는 그대로 안고 있다. 따라서 긴 시퀀스에서는 여전히 느려진다. BlackMamba는 시퀀스 믹싱 자체를 SSM으로 대체했기 때문에, MoE의 이점을 시퀀스 길이 제약 없이 온전히 누릴 수 있다.
5. 기술적 심층 분석: 최적화의 디테일과 하드웨어
BlackMamba가 단순한 아이디어의 결합을 넘어 실제 고성능 모델로 동작하게 된 배경에는 세밀한 엔지니어링 최적화가 숨어 있다.
5.1 하드웨어 인지적 설계 (Hardware-Aware Design)
맘바 아키텍처는 GPU의 메모리 계층 구조(HBM vs SRAM)를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BlackMamba 역시 이러한 하드웨어 인지적 설계를 계승한다. GPU 연산에서 가장 큰 병목은 연산 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메모리에서 칩으로 이동시키는 과정(Memory I/O)에서 발생한다.
- 커널 퓨전(Kernel Fusion): BlackMamba는 SSM의 스캔(Scan) 연산과 MoE의 라우팅 연산을 최적화된 CUDA 커널로 구현하여, 메모리 I/O 오버헤드를 최소화했다. 이는 파이토치(PyTorch)의 기본 연산만으로 구현했을 때보다 수 배 이상의 속도 향상을 가져오며, 특히 작은 배치 크기에서도 높은 GPU 점유율(Occupancy)을 유지하게 한다.1
- 병렬 스캔(Parallel Scan): 순차적인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RNN과 달리, 맘바의 선택적 스캔 알고리즘은 병렬 처리가 가능한 ‘Prefix Sum’ 알고리즘 형태로 구현되어 GPU의 수천 개 코어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여기에 MoE의 전문가 병렬화(Expert Parallelism)가 더해져 대규모 클러스터에서도 효율적인 학습과 추론이 가능하다.9
5.2 하이브리드 전략의 시너지 효과
순수 맘바 모델도 훌륭하지만, MoE와의 결합은 ‘비용 최적화’ 관점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 메모리 대역폭 활용의 극대화: MoE 모델은 일반적으로 메모리 대역폭에 민감하다(Memory Bound). 많은 파라미터를 메모리에 올려두고 그중 일부만 가져와서 써야 하기 때문이다. BlackMamba는 SSM 백본이 매우 가볍고 빠르기 때문에, 남는 연산 여유(Headroom)를 MoE의 라우팅과 전문가 로딩에 할당할 수 있다. 즉, 트랜스포머-MoE 구조보다 전체적인 시스템 자원 밸런스가 더 잘 맞는 구조이다.
- 지식의 압축과 검색: MoE의 전문가들은 학습 데이터를 분할 정복(Divide and Conquer) 방식으로 학습한다. SSM은 긴 문맥 정보를 하나의 상태(State)로 압축한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되면, 긴 문맥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압축하여 적절한 전문가에게 전달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는 모델이 더 적은 파라미터로도 복잡한 추론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6. 2025년 기술 트렌드 관점에서의 전망과 시사점
제5부의 주제인 ’2025년 기술 트렌드’와 연결 지어 볼 때, BlackMamba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6.1 온디바이스 AI (On-Device AI)의 가속화
2025년은 클라우드 중심의 AI가 엣지(Edge) 디바이스로 내려오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 로봇, 자율주행차 등 제한된 전력과 연산 능력을 가진 기기에서 고성능 LLM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작은 모델로 큰 성능’**을 내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BlackMamba의 630M/2.8B 모델은 이러한 요구사항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2.8B 수준의 지능을 630M 수준의 전력과 속도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배터리로 구동되는 모바일 기기에서도 실시간 대화형 AI나 복잡한 문서 요약 기능을 탑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10
6.2 롱 폼(Long-form) 콘텐츠 처리의 표준화
RAG 시스템과 긴 문서 분석 시장이 커짐에 따라 10만 토큰 이상의 긴 문맥을 처리하는 능력이 기본 요구사항이 되고 있다. 트랜스포머 기반 모델들은 문맥 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해 서비스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다. 반면, BlackMamba와 같은 SSM-MoE 아키텍처는 문맥 길이에 따른 추가 비용이 거의 없어, **초장문 문맥 처리의 경제성(Economy of Long Context)**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법률, 의료, 금융 분석과 같은 전문 분야에서 AI 도입을 가속화할 것이다.12
6.3 지속 가능한 AI (Sustainable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소모되는 전력 에너지는 환경 문제와 직결된다. BlackMamba가 보여주는 높은 토큰 당 에너지 효율(Energy per Token)은 AI 산업이 직면한 탄소 배출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이다. 더 적은 FLOPs로 동일한 지능을 구현하는 것은 곧 ’친환경 AI’를 의미한다.1
7. 결론: 효율성의 정점, BlackMamba
BlackMamba는 단순히 새로운 아키텍처의 제안이 아니라, 포스트 트랜스포머 시대로 나아가는 이정표이다. **선택적 상태 공간 모델(SSM)**의 선형적 속도와 **전문가 믹스(MoE)**의 희소적 효율성을 결합함으로써, 성능, 속도, 비용이라는 삼각 트레이드오프(Trilemma)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
본 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BlackMamba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가치를 제공한다.
- 압도적인 추론 속도: SSM의 선형 복잡도와 MoE의 희소 연산을 통해, 긴 시퀀스에서도 지연 없는 실시간 생성을 구현한다.
- 비용 효율성: 활성 파라미터를 최소화하여 연산 비용을 줄이면서도, 총 파라미터를 늘려 모델의 지식 용량을 보존한다.
- 확장 가능성: 340M/1.5B와 같은 소형 모델부터 대형 모델까지 일관된 효율성을 제공하며, 엣지부터 클라우드까지 다양한 환경에 적용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BlackMamba는 2025년 이후 AI 기술 생태계에서 ’효율성의 극대화’를 상징하는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다. 트랜스포머가 AI의 ’성능’을 정의했다면, BlackMamba와 같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AI의 ’보편화’와 ’실용성’을 정의하게 될 것이다. 연구자와 엔지니어들은 이러한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을 통해, 더 이상 자원의 제약에 갇히지 않고 더 깊고 넓은 지능을 구현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
8. 참고 자료
- [PDF] BlackMamba: Mixture of Experts for State-Space Models | Semantic Scholar, https://www.semanticscholar.org/paper/BlackMamba%3A-Mixture-of-Experts-for-State-Space-Anthony-Tokpanov/3169a2478154e26fd7f63fdf43cf3a24f1007962
- BlackMamba: Mixture of Experts for State-Space Models - arXiv, https://arxiv.org/pdf/2402.01771
- BlackMamba: Mixture of Experts for State-Space Models - arXiv, https://arxiv.org/html/2402.01771v1
- BlackMamba: Hybrid SSM-MoE Language Model - Emergent Mind, https://www.emergentmind.com/papers/2402.01771
- [Literature Review] MoE-Mamba: Efficient Selective State Space Models with Mixture of Experts - Moonlight, https://www.themoonlight.io/en/review/moe-mamba-efficient-selective-state-space-models-with-mixture-of-experts
- Mamba Family of SSM LMs - Emergent Mind, https://www.emergentmind.com/topics/mamba-family-of-ssm-lms
- Zyphra/BlackMamba: Code repository for Black Mamba - GitHub, https://github.com/Zyphra/BlackMamba
- On the small model, the actual GPU memory usage of Mamba2 is much higher than that of Mamba1. · Issue #439 · state-spaces/mamba - GitHub, https://github.com/state-spaces/mamba/issues/439
- The Zyphra Training Cookbook, https://www.zyphra.com/post/the-zyphra-training-cookbook
- MambaLite-Micro: Memory-Optimized Mamba Inference on MCUs - arXiv, https://arxiv.org/html/2509.05488v1
- Zamba2-7B - Zyphra, https://www.zyphra.com/post/zamba2-7b
- Reaching 1B Context Length with RAG - Zyphra, https://www.zyphra.com/post/reaching-1b-context-length-with-rag